Paper note
주식이 너무 많이 번다는 수수께끼
주식이 안전한 채권을 이긴 폭이, 표준 위험 모형으로는 설명하기 벅찰 만큼 컸다는 오래된 의문입니다.
In Plain Terms
주식은 위험합니다. 그러니 안전한 국채보다 더 벌어야 사람들이 주식을 삽니다. 여기까지는 상식이에요. 문제는 “얼마나 더 벌었느냐”입니다. 이 논문이 던진 질문은 그 초과분, 즉 위험 프리미엄의 크기가 위험만으로 정당화되기에는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었어요.
이건 새로운 돈 버는 방법을 찾은 논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예요. “주식이 채권을 이겼다”는 익숙한 사실을 당시 경제학이 쓰던 표준 계산기에 넣어 봤더니, 계산기가 그 크기를 도저히 뱉어내지 못했습니다. 답이 아니라 이론의 구멍을 발견한 논문이고, 그래서 40년 넘게 “퍼즐”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어요.
The Strategy
이 논문이 검증한 도구는 소비 기반 자산가격 모형(consumption-based asset pricing) 입니다. 핵심 발상은 단순해요. 사람들이 자산에 요구하는 보상은 그 자산이 “필요할 때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로 정해진다는 것입니다. 주식은 경기가 나빠 소비를 줄여야 할 때 함께 폭락하는 경향이 있으니, 그 나쁜 타이밍을 보상받으려면 프리미엄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예요.
이 모형에서 프리미엄의 크기를 결정하는 두 재료는 (1) 주식 수익이 소비 변동과 얼마나 같이 움직이는가, 그리고 (2) 사람들이 소비의 출렁임을 얼마나 싫어하는가입니다. 두 번째를 나타내는 숫자가 상대적 위험회피 계수(coefficient of relative risk aversion) 인데, 이 값이 클수록 소비가 흔들리는 걸 싫어하고 그만큼 큰 프리미엄을 요구하게 돼요.
Mehra와 Prescott이 한 일은 이 계수를 아무 값이나 넣는 게 아니라, 다른 경제 연구들이 대체로 합리적이라고 본 상한(대략 10 이하)으로 묶어 둔 채 모형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프리미엄의 최대치를 계산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최대치를 역사적으로 실제 관측된 프리미엄과 맞대어 봤어요. 도구 자체는 당시 표준이었고, 논문의 무게는 “그 표준 도구가 현실을 담지 못한다”를 정면으로 보인 데 있습니다.
Reality Test
표본은 1889년부터 1978년까지 약 90년의 미국 자료입니다. 이 기간 주식(S&P 계열)의 실질 연평균 수익은 약 7%, 안전 자산(단기 국채)은 **약 0.8%**였고, 그 차이인 위험 프리미엄이 약 6%(대략 6.18%) 였어요(모두 물가를 뺀 실질 기준).
모형 쪽 숫자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같은 기간 1인당 실질 소비는 연 약 1.8% 성장했고 그 변동성(표준편차)은 약 3.6% 로, 상당히 잔잔했어요. 이렇게 잔잔한 소비 흐름 위에서 위험회피 계수를 합리적 상한(10)까지 올려도, 모형이 만들어 내는 프리미엄은 연 약 0.35% 에 그쳤습니다. 관측된 약 6%와 견주면 대략 17배의 간격이에요. 이 간격을 모형만으로 메우려면 위험회피 계수를 약 30 이상, 즉 상식적 범위를 한참 벗어난 값으로 밀어 올려야 했습니다.
이 결과가 강력한 이유는 특정 표본의 우연이 아니라는 데 있어요. 이건 하나의 시장에서 백테스트로 뽑아낸 알파 같은 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반복 관측된 사실이었습니다. Dimson·Marsh·Staunton이 정리한 1900–2005년 전 세계(월드 인덱스) 자료에서도 주식 프리미엄은 단기 국채 대비 기하평균 기준 약 4.7% 로 뚜렷하게 양(+)이었고, 다른 선진국들에서도 대체로 확인됐어요. 다만 발표 이후 시점의 미래 기대 프리미엄 추정치는 흔히 약 3%–5% 로, 1889–1978년 표본의 약 6%보다 낮게 잡히곤 합니다. 즉 실증 사실 자체는 국제적으로도 잘 버텼지만, 그 크기가 미래에 그대로 반복된다는 보장은 논문 어디에도 없어요.
Pain Points
(1) 다이얼을 억지로 돌리면 반대편이 깨집니다. 이 퍼즐의 진짜 무서운 점은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예요. 프리미엄을 맞추려고 위험회피 계수를 30 이상으로 밀어 올리면, 같은 모형이 예측하는 무위험 이자율이 실제(실질 약 0.8%)와 달리 높은 한 자릿수 이상으로 치솟아 버립니다. 이걸 Weil(1989)이 정리한 무위험 이자율 퍼즐이라고 불러요. 어느 쪽으로 맞춰도 다른 쪽이 어긋나니, 개인 입장에서 이건 “이 큰 보상이 정말 안정적으로 재현될 근거”를 표준 이론이 대주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2) 프리미엄은 공짜가 아니라 변동성의 대가였습니다. 약 6%라는 숫자는 평온하게 쌓인 게 아니에요. 같은 기간 주식의 연 수익 변동성은 약 16.5% 로 소비 변동성(약 3.6%)의 네 배가 넘었습니다. 이 프리미엄은 중간의 큰 하락, 즉 깊은 최대낙폭을 끝까지 견딘 사람에게만 실제로 주어졌어요. 자주 사고팔며 하락을 피하려던 사람은 복리로 쌓이는 이 보상의 상당 부분을 놓치기 쉬웠습니다.
(3) 과거의 크기를 미래에 그대로 기대하면 위험합니다. “퍼즐”이라는 이름 자체가, 그 크기를 우리가 아직 잘 설명하지 못한다는 고백이에요. 발표 이후 미래 지향 추정치가 약 3%–5%로 더 낮게 잡히는 흐름을 보면, 1889–1978년의 약 6%를 개인의 계획에 그대로 대입하는 건 과한 낙관일 수 있습니다. 표본 기간 안에서(in-sample) 관측된 크기라는 단서를 계속 붙여 둬야 해요.
How It Connects Here
이 노트는 이 사이트가 왜 넓게 담고 오래 버티는 주식 프리미엄 퍼즐을 중심에 두는지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그 크기를 당연시하지 말라는 겸손도 함께 겁니다. 손실을 유난히 크게 느끼는 사람의 심리를 다루는 손실 회피 노트와 나란히 읽으면, 왜 이 보상이 “견딘 사람에게만” 주어졌는지가 더 선명해져요.
The Verdict
주식 프리미엄이 왜 그렇게 컸는지는 여전히 논쟁거리입니다. 표준 모형은 그 크기를 재현하지 못했고, 억지로 맞추면 무위험 이자율이 어긋나는 이중 퍼즐에 빠졌어요. 하지만 그 보상을 손에 넣는 방법 자체는 단순 보유(Buy and Hold)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역사적으로 이 프리미엄은 특별한 타이밍 기술이 아니라, 약 16.5%의 변동성과 깊은 하락을 오랜 시간 견딘 사람에게 돌아갔어요. 프리미엄이 시간과 인내에 대한 보상이라면, 넓게 담고 오래 두는 것 외에 개인이 더 할 특별한 일은 많지 않다는 것 — 그것이 이 퍼즐이 조용히 남기는 결론입니다. 다만 그 크기를 미래에 약속으로 여기지는 말라는 단서와 함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