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note

시장 하나로는 부족하다는 모형

시장 하나로 주식 수익률을 설명하려던 시대에, 크기와 가치라는 두 축을 더한 논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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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팩터 모형의 아이디어: 수익률을 여러 축의 합으로 바라봅니다 (개념 도식).

In Plain Terms

한동안 학계는 “주식의 위험은 곧 시장 위험 하나”라고 단순하게 봤습니다. 시장이 움직이는 정도, 즉 베타만으로 수익률을 설명하려 한 것이고, 이 생각을 정리한 틀이 CAPM이에요. 그런데 현실의 데이터를 들여다보니, 베타가 비슷한 주식들 사이에서도 수익률이 규칙적으로 갈렸습니다.

이 논문은 그 갈림을 두 가지 새로운 축으로 설명합니다. 첫째는 규모로, 작은 회사가 큰 회사보다 평균적으로 더 벌었어요. 둘째는 가치로, 장부가 대비 싸게 거래되는 회사가 비싼 회사보다 평균적으로 더 벌었습니다. 시장이라는 한 축에 이 두 축을 더하니 설명이 훨씬 매끄러워졌다는 게 핵심이에요.

The Strategy

논문이 제안하는 건 개별 종목을 맞히는 매매법이 아니라, 수익률을 몇 개의 공통 팩터로 분해하는 입니다. 시장 초과수익(RM−RF)에 더해, 규모 팩터와 가치 팩터를 새로 정의했어요.

규모 팩터(SMB, Small Minus Big)는 작은 회사 묶음을 사고 큰 회사 묶음을 파는 구조로, 가치 팩터(HML, High Minus Low)는 장부가/시가 비율이 높은(싼) 회사를 사고 낮은(비싼) 회사를 파는 구조로 만듭니다. 두 팩터 모두 위 그룹을 사고 아래 그룹을 파는 롱-숏 방식이라, 시장 전체의 등락을 상당 부분 상쇄하고 “크기”와 “싸기”라는 특성 그 자체의 프리미엄만 뽑아내려는 설계예요.

이렇게 만든 세 팩터로, 규모와 가치 기준으로 나눈 여러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얼마나 설명되는지를 회귀분석으로 검증합니다. 원 논문은 여기에 더해 채권 쪽의 만기·부도 위험요인까지 함께 다뤄 “주식과 채권의 공통 위험요인”을 논했지만, 개인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건 이 주식 세 팩터예요. 중요한 건 이것이 예측 신호가 아니라 설명 모형이라는 점입니다.

Reality Test

표본은 미국 NYSE·AMEX·NASDAQ 상장 종목 기준 1963년 7월–1991년 12월, 약 342개월입니다. 이 구간에서 세 팩터 모형은 규모·가치로 나눈 분산된 포트폴리오 수익률의 변동을 매우 잘 설명했어요. 대략적으로 세 팩터 회귀의 결정계수(R²)가 90%를 웃돌아, 시장 하나만 쓰는 CAPM의 약 70% 수준을 크게 앞섰습니다(모두 표본 안에서, in-sample 측정). 정보가 곧바로 가격에 반영된다는 단순한 효율적 시장 가설로는 이 규칙적 차이를 담기 어려웠고, 그래서 규모와 가치가 “숨은 위험의 대리변수”라는 해석이 붙었어요.

프리미엄의 크기도 뒤이은 연구들에서 재확인됐습니다. 가치 프리미엄(HML)은 장기적으로 미국에서 연 약 5.2%(1926년 7월–2007년 12월, 거래비용 이전 총수익 기준)로 측정됐고, 국제적으로도 Fama·French(1998)가 1975–1995년 표본에서 글로벌 고(高)장부가 − 저(低)장부가 포트폴리오 격차를 연 **약 7.68%**로 보고하며 조사한 13개 시장 중 12곳에서 가치가 성장을 앞섰다고 밝혔어요. 규모 프리미엄(SMB)은 존재하되 훨씬 작고 들쭉날쭉해서, 장기 기하평균이 월 약 0.11%(연 약 1.31%)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만 이 수치들은 특정 시장·특정 표본 안에서 측정된, 비용을 빼기 전의 총수익이라는 단서를 계속 붙여야 해요.

가치 프리미엄의 두 얼굴: 오래 벌어지다 몇 년씩 통째로 되돌려지는 격차 (개념 도식).

Pain Points

(1) 설명 모형은 실현 수익이 아닙니다. 논문의 R²와 프리미엄은 이론상 무비용으로 위 그룹을 사고 아래 그룹을 파는 롱-숏 포트폴리오에서 나온 백테스트 수치예요. 규모·가치 팩터는 정기적으로 재구성해야 해서 회전율이 생기고, 특히 SMB가 담는 소형·저유동성 종목은 거래비용이 비쌉니다. 총수익과 순수익의 간극이 개인 계좌에서는 논문 숫자보다 훨씬 크게 벌어질 수 있어요.

(2) 몇 년씩 통째로 뒤처지는 구간. 프리미엄은 평균의 이야기일 뿐, 경로는 험합니다. 가치는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이른바 “가치 기근” 국면에서 글로벌 기준 성장주에 연 약 5.7%p씩 뒤졌고, HML의 최대낙폭은 2020년 중반 기준 **약 −55%**로 1963년 이후 가장 깊었습니다. 이는 특정 정의(장부가/시가)와 특정 구간의 롱-숏 팩터에서 측정된 값이지만, 십수 년을 견뎌야 프리미엄이 돌아올 수도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개인에게는 가장 큰 부담이에요.

(3) 발표 이후의 약화와 롱온리 격차. 규모 효과처럼 발표 뒤 예전만큼의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이는 초기 결과에 데이터 스누핑이나 우연이 섞였는지를 되묻게 합니다. 게다가 개인이 실제로 접근하는 상품은 대부분 숏이 없는 롱온리 가치·소형 ETF예요. 논문의 프리미엄은 위와 아래를 동시에 다루는 롱-숏에서 나온 것이라, 롱온리 상품이 그 숫자를 그대로 재현할 것이라 기대하면 안 됩니다.

How It Connects Here

이 논문은 이 사이트가 팩터를 다룰 때 쓰는 공통 언어를 제공하고, 이후의 많은 전략은 “세 팩터로 설명되고 남는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 위에 서 있어요. 같은 해에 나온 모멘텀 노트가 바로 그 “남는 것”을 파고든 대표 사례이고, 설명 모형이 곧 매매 전략은 아니라는 이 사이트의 태도도 여기서 출발합니다.

The Verdict

세 팩터 모형은 수익률을 이해하는 도구로는 훌륭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곧 “단순 보유를 이기는 개인 전략”을 뜻하지는 않아요. 논문의 설명력과 프리미엄은 표본 안에서, 비용 이전, 롱-숏 구조에서 나온 값이라는 단서가 겹겹이 붙어 있습니다.

가치와 규모에 기울인 포트폴리오는 십수 년의 부진을 견뎌야 할 수도 있고, 실제로 잡을 수 있는 상품은 대개 성격이 다른 롱온리예요. 그 인내가 Buy and Hold보다 정말 쉬운지가 진짜 질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