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note
두 팩터가 다섯이 되던 순간
세 팩터로 부족했던 부분을 메우려 수익성과 투자라는 두 축을 더한 확장 모형입니다.
In Plain Terms
Fama와 French의 세 팩터 모형(시장·규모·가치)이 학계 표준으로 자리 잡은 뒤에도,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수익률 패턴이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특히 두 가지가 눈에 띄었어요. 하나는 이익을 잘 내는 “좋은 기업”이 더 나은 수익을 보이는 경향이고, 다른 하나는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기업보다 신중하게 투자하는 기업이 더 나은 수익을 보이는 경향입니다.
이 논문은 그 두 가지를 각각 수익성(profitability) 과 투자(investment) 라는 정식 축으로 추가해, 세 팩터를 다섯 팩터로 확장합니다. 흥미로운 건, 이 확장을 하고 나니 오히려 원래 있던 가치 축이 “굳이 필요 없어 보인다”는 논쟁적인 결론까지 함께 딸려 나왔다는 점이에요.
The Strategy
새로 더한 두 축은 각각 롱-숏 방식으로 만든 수익률 계열입니다. 수익성 팩터 RMW(Robust Minus Weak)는 영업이익률이 높은(robust) 기업 묶음의 수익에서 낮은(weak) 기업 묶음의 수익을 뺀 값이고, 투자 팩터 CMA(Conservative Minus Aggressive)는 자산 증가율이 낮은(conservative) 기업에서 높은(aggressive) 기업을 뺀 값이에요. 여기에 기존의 시장·규모(SMB)·가치(HML)를 더해 총 다섯 축이 됩니다. 각 축은 규모와 다른 한 변수로 종목을 가르는 2×3 정렬로 구성돼요.
이 확장의 뿌리는 배당할인모형이라는 아주 오래된 회계 항등식입니다. 같은 장부가–시가 비율(B/M)이라면, 기대 이익이 높을수록 기대수익도 높아지고, 반대로 장부가치를 키우려고 투자를 많이 할수록 기대수익은 낮아진다는 관계가 식에서 자연스럽게 따라 나와요. 다시 말해 “싸게(가치) 사되, 이익이 탄탄하고(수익성) 무리한 확장을 하지 않는(투자) 기업”이라는 이야기를 하나의 모형 안에 담으려는 시도입니다. 다만 이건 개인이 따라 사는 매매 규칙이라기보다는, 이미 관찰된 평균 수익률의 단면을 설명하기 위한 학술적 요인 모형이라는 점을 계속 기억해 두는 게 좋아요.
Reality Test
표본은 미국 NYSE·AMEX·NASDAQ 상장 종목을 대상으로 한 1963년 7월–2013년 12월, 총 606개월입니다. 이 반세기 구간에서 다섯 축의 월평균 초과수익(거래비용 차감 전 총수익 기준)은 대략 이렇게 측정됐어요. 시장 팩터 약 월 0.50%(t≈2.74), 규모(SMB) 약 월 0.29%(t≈2.31), 가치(HML) 약 월 0.37%(t≈3.20), 새로 더한 수익성(RMW) 약 월 0.25%(t≈2.92), 투자(CMA) 약 월 0.33%(t≈4.07)였습니다. 새 두 축 모두 통계적으로 0과 구분되는 수준의 프리미엄을 보인 셈이에요.
설명력은 실제로 좋아졌습니다. 논문은 정렬 방식이 다른 여러 포트폴리오 집합에서, 세 팩터가 설명하지 못하고 남긴 기대수익 단면 분산의 절반 이상(규모–투자, 규모–수익성 정렬에서 약 50% 초과)을 다섯 팩터가 상당히 줄였다고 보고했어요. 예컨대 규모–수익성 정렬에서는 남는 미설명 비율이 약 6%–12%까지, 규모–투자–수익성을 함께 본 32개 포트폴리오에서는 약 20%까지 내려갔습니다. 다만 어떤 조합에서도 모든 절편이 동시에 0이라는 귀무가설은 GRS 검정에서 여전히 기각됐어요(예: 25개 규모–가치 포트폴리오에서 다섯 팩터 GRS 약 2.84로, 세 팩터의 약 3.62보다 낮지만 여전히 기각). 즉 “더 나은 근사이되 여전히 불완전한 모형”이라는 게 저자들 자신의 결론입니다.
가장 논쟁적인 발견은 가치 팩터(HML)의 잉여성입니다. HML을 나머지 네 축으로 회귀했더니 절편이 약 −0.04%(t≈−0.47)로 사실상 0이었어요. 즉 가치 프리미엄의 평균이 대부분 수익성·투자 축 노출로 흡수돼 버렸고, 이 표본 안에서는 HML을 빼도 모형 성능이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물론 이 모든 숫자는 특정 시장·특정 표본 안에서(in-sample) 측정된, 거래비용 차감 전 값이라는 단서가 겹겹이 붙습니다. 실제로 저자들의 후속 국제 검증(Fama·French, 2017)에서는 23개 선진국 시장을 북미·유럽·일본·아시아태평양 4개 지역으로 나눠 봤을 때, 수익성·투자 효과가 일본에서는 약했고 미국에서 관찰된 HML의 잉여성도 해외에서는 그대로 재현되지 않았어요. 한 시장 한 구간의 결론을 일반 법칙으로 확대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Pain Points
(1) 축이 늘수록 구현이 더 어려워집니다. 다섯 축은 각각 롱-숏 구조에 기대고, 매년 새 회계 정보로 종목을 다시 줄 세워야 합니다. 그만큼 회전율과 거래비용이 단일 지수 보유보다 구조적으로 높아져요. 논문에 찍힌 프리미엄이 모두 비용 차감 전 총수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 손에서는 총수익과 순수익의 간극이 그대로 성능을 깎아내립니다.
(2) 모형 스스로 인정한 구멍이 있습니다. 이 논문의 가장 솔직한 대목은, 다섯 팩터가 이익이 약한데도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소형주의 낮은 수익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자백이에요. 규모–수익성–투자 정렬에서 이런 성격의 소형주 포트폴리오는 월 약 −0.09%라는 낮은 초과수익을 냈는데, 저자들은 이 조합이 “다섯 팩터 모형에 치명적(lethal)“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설명 축을 늘려도 특정 구석은 여전히 비어 있다는 뜻이라, 이 모형을 “완성된 설명”으로 믿고 매매 규칙으로 삼기는 위험합니다.
(3) 팩터가 많을수록 검증의 함정도 커집니다. 축이 다섯으로 늘면 그만큼 데이터 스누핑과 과최적화를 더 조심해야 합니다. HML이 미국 표본에서는 잉여였지만 해외에서는 아니었다는 사실 자체가, 백테스트 숫자가 표본과 시장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예요. 게다가 개인이 실제로 접근하는 팩터 상품은 대개 숏 다리 없이 롱온리로 구성돼, 논문이 측정한 롱-숏 프리미엄을 그대로 재현하지 못합니다.
How It Connects Here
여기서 새로 더한 수익성 축은 이 사이트의 Gross Profitability 노트가 다루는 “좋은 기업” 아이디어와 곧장 맞닿아 있고, 세 팩터가 다섯이 되고 다시 여섯이 되는 흐름은 “설명 모형은 계속 확장될 수 있으나 그 확장이 곧 개인 수익으로 번역되지는 않는다”는 이 사이트의 반복되는 주제와 연결됩니다.
The Verdict
다섯 팩터 모형은 평균 수익률의 단면을 설명하는 학술 도구로서 세 팩터보다 분명히 진일보했습니다. 그러나 GRS 검정에서 여전히 기각됐고,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는 구석을 인정했으며, 그 결론마저 다른 시장에서는 그대로 재현되지 않았어요. 설명 축이 늘었다고 해서 개인이 단순 매수 후 보유를 이기기 쉬워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축이 다섯으로 정교해질수록, 높은 회전율에서 오는 비용과 인내라는 오래된 문제가 더 크게 떠오릅니다. 그래서 이 노트의 판정은, 다섯 팩터는 시장을 이해하는 렌즈로는 훌륭하되 개인이 손에 쥐고 단순 보유를 이기는 도구로 삼기에는 여전히 무겁고 불완전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