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note
비용과 생존 편향을 걷어내면
수수료를 빼고 사라진 펀드까지 되살려 계산하면, 주식형 펀드는 평균적으로 지수에 뒤졌습니다.
In Plain Terms
주식형 펀드가 정말로 시장 지수를 이겼는지 물으려면, 먼저 두 가지 함정을 치워야 합니다. 하나는 매년 떼어 가는 수수료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조용히 사라진 펀드들이에요. 이 두 가지를 빼놓고 계산하면 펀드 업계는 실제보다 훨씬 잘한 것처럼 보입니다.
Malkiel은 그 두 함정을 정직하게 치운 뒤 다시 계산했습니다. 그러자 “전문가가 굴리는 펀드가 그냥 지수를 통째로 담는 것보다 나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그림이 꽤 달라졌어요. 이 논문은 오늘날 저비용 지수 펀드 투자를 옹호하는 실증적 근거 중 가장 자주 인용되는 연구입니다.
The Strategy
이 논문은 새로운 매매 전략을 제안하는 글이 아니라, 기존 액티브 운용 펀드의 성과를 정직하게 측정하는 방법에 관한 글입니다. 저자가 걷어낸 첫째 함정은 생존 편향이에요. 성과가 나쁜 펀드는 청산되거나, 더 흔하게는 같은 운용사 안의 잘나가는 펀드로 흡수·합병되면서 목록에서 사라집니다. 나쁜 성적표가 성공한 펀드의 이름표 아래에 묻히는 셈이죠. 그래서 지금 살아남은 펀드만 집계하면, 업계 전체 성과가 실제보다 부풀려집니다.
둘째 함정은 비용입니다. 운용 보수와 판매 수수료를 빼기 전(gross) 성과는 투자자가 실제로 손에 쥐는 순(net) 성과와 다릅니다. 핵심 방법론은 특정 연도에 존재한 모든 주식형 펀드의 수익을 매년 되살려 표본에 넣고, 비용을 반영한 순수익 기준으로 시장 벤치마크와 비교하는 것이었어요. 이렇게 하면 “이긴 펀드만 기억하는” 편향 없이 평균적인 펀드의 진짜 성적을 볼 수 있습니다.
Reality Test
표본 기간은 미국 주식형 펀드 기준 1971–1991년의 약 20년입니다. 결론은 분명했어요. 총합으로 보면 펀드들은 벤치마크를 비용을 뺀 뒤(net)는 물론, 비용을 빼기 전(gross)에도 밑돌았습니다. 즉 평균적인 펀드의 부진을 단순히 수수료 탓으로만 돌릴 수 없었다는 뜻이에요.
생존 편향의 크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저자는 이 편향이 기존 연구들이 추정한 것보다 더 크다고 봤는데, 사라진 펀드를 빼고 살아남은 펀드만 볼 때 성과가 매년 약 1.4%–1.5% 부풀려진다고 정리했습니다(전체 원자료 기준 약 1.5%, 1982–1991년 구간 기준 약 1.4%). 매년 1%포인트가 넘는 왜곡은 복리로 쌓이면 장기 순위표를 완전히 뒤집을 만한 크기예요. 참고로 이 시기 펀드는 매년 대략 3% 가량이 목록에서 사라졌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단서는 성과의 지속성입니다. 1970년대에는 잘하는 펀드가 이듬해에도 잘하는 경향(지속성)이 상당했지만, 1980년대로 오면 그 일관성이 사라졌어요. 과거 승자를 보고 미래 승자를 고르는 방법이 시기에 따라 무너진다는 뜻입니다.
저자가 훗날 같은 방법을 더 긴 기간으로 확장한 후속 정리(2003)는 결론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습니다. 최근 10년 기준 액티브 펀드의 약 4분의 3(약 75%) 이 지수를 이기지 못했고, 대형주 펀드의 중앙값은 10·15·20년 어느 창으로 봐도 S&P 500을 매년 거의 2%포인트 밑돌았습니다. 심지어 30년 구간에서는 처음 355개 펀드 중 시장을 연 2%포인트 이상 이긴 펀드가 단 5개뿐이었어요. 다만 이 수치들은 모두 특정 시장·특정 표본(in-sample) 안에서 측정된 값이라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합니다.
Pain Points
개인이 펀드 순위표를 볼 때 가장 흔히 빠지는 함정이 바로 이 생존 편향입니다. 지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펀드들만 보면 “펀드는 대체로 잘하는구나”라고 착각하기 쉬워요. 그 사이 성적이 나빠 청산되거나 합병으로 흡수된 펀드들은 애초에 명단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보는 광고 속 성과는 살아남은 승자들만 모아 놓은, 매년 약 1.4%–1.5% 부풀려진 그림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실제 거래비용과 매년 떼어 가는 운용 보수까지 더하면 간극은 더 벌어집니다. 논문이 보여준 것처럼 비용을 빼기 전에도 평균 펀드가 지수에 뒤졌다면, 개인이 높은 보수 상품을 골라 매년 비용을 치를수록 순성과는 벤치마크에서 더 멀어지기 쉽습니다. 후속 정리 기준 액티브 펀드의 약 4분의 3이 지수에 뒤지고 30년에 걸쳐 355개 중 5개만 크게 이겼다는 사실은, 미리 그 5개를 골라낼 수 있느냐는 완전히 별개의 어려운 문제라는 점을 함께 말해줍니다.
한 가지 더, 1970년대에는 있던 성과 지속성이 1980년대에 사라졌다는 결과는 “작년의 1등 펀드를 사면 된다”는 단순한 추격 전략이 시기에 따라 통하지 않을 수 있음을 뜻합니다. 과거 성과표는 백테스트처럼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연구의 핵심 경고예요.
How It Connects Here
이 논문은 성과 통계를 액면 그대로 믿지 말라는 이 사이트의 문제의식과 곧바로 연결됩니다. 특히 사라진 것을 세지 않는 통계가 얼마나 왜곡되는지를 다루는 생존 편향 노트, 그리고 저비용 지수 투자를 기본값으로 보는 관련 노트들과 같은 결론 위에 서 있어요.
The Verdict
비용을 빼고 사라진 것까지 세면, 1971–1991년 표본에서 평균적인 펀드는 지수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이 결론은 특정 시기의 우연이 아니라, 저자 자신의 후속 확장과 다른 여러 연구에서 반복해서 확인됐어요.
그렇다면 단순 보유(Buy and Hold)와의 비교는 꽤 명확합니다. 평균이 지지 않는 게임에 매년 비용을 치르며 남들보다 앞선 펀드를 고르려 애쓰기보다, 저비용으로 시장 지수를 통째로 담고 가만히 두는 쪽이 대다수 개인에게 더 버티기 쉽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이 노트의 판정입니다. 물론 일부 펀드는 분명히 이겼지만, 그것을 사전에 골라낼 수 있느냐는 이 논문이 답해주지 않는, 훨씬 더 어려운 질문으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