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note
액티브가 질 수밖에 없는 산수
비용을 빼면 액티브 투자자 전체는 평균적으로 패시브에 뒤질 수밖에 없다는, 반박하기 어려운 셈법입니다.
In Plain Terms
액티브 운용이 나은지 패시브가 나은지는 흔히 데이터 싸움처럼 보입니다. 어느 펀드가 몇 년 시장을 이겼다는 사례를 두고 양쪽이 끝없이 다투죠. 이 짧은 글(불과 세 쪽짜리 에세이예요)은 그 논쟁을 데이터가 아니라 산수로 끝내려 합니다.
논리는 놀랄 만큼 단순합니다. 시장 전체를 나눠 가진 사람들의 평균은, 정의상 시장 그 자체입니다. 그러니 시장을 그대로 담는 패시브 투자가 아닌 나머지 모두, 즉 액티브 투자자 전체의 평균도 비용을 빼기 전에는 시장과 정확히 같을 수밖에 없다는 데서 출발해요. 여기에 더 비싼 비용을 얹으면 결론은 한쪽으로 기웁니다.
The Strategy
먼저 용어를 정합니다. 패시브 투자자는 시장 벤치마크를 그대로 담아 그냥 들고 있는 사람입니다. 액티브 투자자는 그 밖의 방식으로, 즉 무언가를 골라 시장과 다르게 들고 있는 사람이에요. Sharpe가 여기서 말하는 “액티브”는 특정 펀드 유형이 아니라 “패시브가 아닌 모든 것”이라는 넓은 정의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제 시장을 이 둘이 남김없이 나눠 가진다고 봅시다. 패시브 전체가 시장 그대로를 가진다면, 나머지인 액티브 운용 전체도 결국 시장 그대로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비용을 빼기 전, 액티브 투자자 전체의 평균 수익은 패시브의 평균 수익과 정확히 같아요. Sharpe는 이것을 “균형 회계(equilibrium accounting)“라고 불렀습니다.
여기에 비용을 더하면 결론이 갈립니다. 액티브는 대체로 더 많이 매매하고 더 높은 보수를 냅니다. 같은 세전 평균에서 더 큰 비용을 빼면, 액티브 전체의 세후 평균은 반드시 패시브 아래로 내려갑니다. 이 결론은 어떤 시장이 효율적인지, 누가 실력이 있는지 같은 전제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아요. 오직 덧셈·뺄셈·곱셈·나눗셈의 법칙만 있으면 됩니다.
Reality Test
이 글의 특이한 점은 검증이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과거 데이터로 확인하는 경험적 주장이 아니라 정의에서 곧바로 따라 나오는 항등식이라, 표본 기간도 없고 유의성 검정도 없어요. 원문(Financial Analysts Journal 1991년 1·2월호, 47권 1호, 7–9쪽)에는 통계 수치가 사실상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론 논문이라 원래 숫자가 거의 없는 게 정상이에요.
그럼에도 이 산수를 사후적으로 확인하는 데이터는 뒤이어 넉넉히 쌓였습니다. 대표적으로 S&P의 SPIVA 집계(2023년 말 기준)에서, 미국 대형주 액티브 펀드가 벤치마크인 S&P 500에 뒤진 비율은 1년 기준으로도 약 60%(59.7%)였고, 기간을 15년으로 늘리면 약 88%(15년 기준 88.0%)까지 올라갔습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는 비율이 커진다는 이 패턴은, 비용이 매년 조금씩 갉아먹는 셈법과 정확히 맞아떨어져요. 다만 이 수치는 특정 시장·특정 집계 방식에서 나온 값이고, 생존 편향 처리 등 방법론을 두고 이견도 있다는 점은 함께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비용의 크기도 구체적으로 확인됩니다. Morningstar의 2023년 집계에서 미국 펀드의 자산가중 평균 보수율은 액티브가 약 0.59%, 패시브가 약 0.11%였어요. 이 약 0.48%p의 간극이 바로 Sharpe의 산수에서 액티브 평균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힘의 실체입니다. 신비한 무능이 아니라 그저 보수율 차이라는 뜻이에요.
Pain Points
개인이 오해하기 쉬운 첫 지점은 “평균이 진다”가 “나는 이길 수 있다”를 반박하지 못한다는 착각입니다. 물론 개별 승자는 존재해요. 하지만 이 산수의 뒷면은 냉정합니다. 누군가 평균 위로 이기면 반드시 다른 누군가가 그만큼 아래로 지는 제로섬 구조라, 전체 평균은 절대 시장을 넘지 못하죠. 진짜 문제는 그 승자를 미리, 비용을 감안하고도 반복해서 골라낼 수 있느냐인데, 위의 SPIVA 숫자는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줍니다.
두 번째는 거래비용과 회전율의 무게입니다. 액티브를 끌어내리는 힘은 보수만이 아니라 매매에서도 나와요. 매매를 늘릴수록, 보수 높은 상품을 고를수록 개인은 스스로를 산수의 지는 쪽으로 밀어 넣습니다. 여기엔 백테스트로는 잘 잡히지 않는 세금과 체결 비용까지 얹히니, 총수익과 순수익의 간극은 개인일수록 더 크게 벌어집니다.
세 번째는 이 항등식이 완전히 빈틈없는 진리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Pedersen(2018)은 “패시브 투자자는 결코 매매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가정이 현실에서 깨진다고 지적했어요. 지수는 정기적으로 종목을 넣고 빼고(재구성), 신규 상장·자사주 매입도 일어나므로 패시브도 어쩔 수 없이 거래를 합니다. 참고로 그는 1926–2015년 미국 주식의 연평균 회전율을 약 7.6%로 제시하며, 지수 편입·편출 시점의 강제 매매가 패시브에도 비용을 지운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액티브가 총합으로도 양(+)의 보수 가치를 가질 여지가 이론상 존재하지만, 이는 Sharpe의 큰 그림(비용이 낮은 쪽이 유리하다)을 뒤집는다기보다 날카롭게 다듬는 단서에 가까워요.
How It Connects Here
이 사이트가 “이길 수 있다”는 주장에 늘 “그래서 비용을 빼고도 남는가”를 되묻는 근거가 바로 이 산수입니다. 앞선 펀드 성과 노트가 경험적으로 보여준 것을 이 글은 항등식으로 못 박고, 모멘텀 같은 강한 신호조차 거래비용의 벽 앞에서 개인에게 왜 어려운지를 설명하는 밑바탕이 됩니다.
The Verdict
단순 보유(Buy and Hold)와 견주면 이 글의 함의는 분명합니다. 개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우위는 남보다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비용을 낮추고 매매를 줄이는 것이라는 결론이에요. 넓게 담고 가만히 두는 선택이 강한 이유는 이 산수 안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비용을 최소화한 쪽은 애쓰지 않고도 액티브 평균보다 앞선 자리에서 시작하니까요. Pedersen의 단서처럼 항등식이 100% 빈틈없지는 않더라도, 자산가중 보수율 약 0.59% 대 0.11%, 그리고 15년에 걸쳐 약 88%가 지는 현실은 방향을 바꾸지 않습니다. 이 노트의 판정은 예측이 아니라 항등식이라는 것, 그래서 저비용·저매매의 넓은 보유가 개인에게 가장 방어하기 쉬운 출발점이라는 것입니다.